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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전공하는 딸을 위한 식단과 수면 루틴, 성장을 위한 하루 설계

by 소라해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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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슈즈신는사진

 

 

발레를 전공하는 초등학생 딸을 키우며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체형과 체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다. 너무 말라 보여도 걱정, 체중이 늘어도 압박감이 생기는 예민한 시기였다. 특히 키가 작은 편이라 성장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고, 무조건 먹이는 방식보다는 몸의 리듬에 맞춘 식단과 수면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 글에서는 발레 전공 아이의 체력과 성장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가정에서 실천한 식사 조절, 간식 구성, 수면 스케줄에 대해 자세히 공유한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선 무대 밖 일상의 디테일한 관리가 핵심이다.

몸을 쓰는 아이는, 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발레를 전공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아이는 하루 대부분을 ‘움직이며’ 보낸다. 학원에 가기 전에도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돌아오면 다시 복습을 하며 스스로 몸을 몰아붙이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런 아이를 볼 때마다 ‘운동량은 많지만 회복은 충분한가?’라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발레는 유연성과 근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예술이고, 동시에 체형에 대한 민감함이 큰 영역이다. 특히 성장기 아이의 경우 체중이 늘어도, 줄어도 문제가 된다. 우리 아이도 키가 작은 편이라 ‘어떻게 하면 아이의 성장을 돕되, 발레를 위한 체형도 유지할 수 있을까’가 나의 중요한 고민이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식사시간이었다. 밥을 먹이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채운다’는 개념으로 식사를 재구성했다. 수면도 마찬가지였다. 운동량에 비해 잠을 적게 자는 날은 유난히 짜증이 많았고, 집중력도 떨어졌다. 결국 발레를 잘하려면 연습보다 중요한 게 '회복의 기술'이라는 걸 체감하게 됐다.

발레 전공 아이를 위한 생활 루틴 설계 노트

1. 식사는 시간보다 ‘질’을 중심으로
아침은 꼭 먹이되, 탄수화물 위주의 간단식이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을 적절히 섞은 균형 식단으로 바꿨다. 예: 계란 + 바나나 + 호두 한 줌 + 미지근한 물. 학원에 가기 전 식사는 속이 부담되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줄 수 있도록 간단한 죽이나 단호박 스프처럼 ‘따뜻한 음식’을 선택했다. 소화가 잘 되면 컨디션도 좋았다.

2. 간식은 간식이 아니다, 보강식이다
연습이 끝난 뒤 아이는 늘 배가 고팠다. 이때 과자나 빵이 아닌, 단백질 위주 보강식을 준비했다. 예를 들면 삶은 메추리알, 플레인 요거트, 견과류 바, 닭가슴살볼. 아이도 처음엔 거부감 있었지만 ‘이건 네 몸을 고쳐주는 간식이야’라고 반복해서 말해주며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었다.

3. 수면은 시간보다 ‘질’이 우선
연습이 늦게 끝나 귀가 시간이 자주 밀렸는데, 억지로 일찍 재우는 것보다 ‘자기 전 루틴’을 만들었다. 따뜻한 물로 족욕, 10분 스트레칭, 라벤더 오일 손마사지. 이 루틴을 통해 아이가 자기 전에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시간’을 확보하자, 짧게 자도 깊게 자는 날이 많아졌다.

4. 주말은 몸이 회복하는 날로 설정
아이 스스로도 ‘쉬면 불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주말 하루는 ‘운동 안 하는 날’로 정했다. 대신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나 빵 만들기 같은 활동을 함께 하며 ‘에너지를 비축하는 날’로 각인시켰다. 놀랍게도 이런 날 이후 몸 상태가 좋아졌고, 집중력도 확연히 상승했다.

5. 체중보다 ‘움직임의 질’을 이야기해주기
키에 대한 스트레스도 컸다. 아이 스스로 “나는 안 클 것 같아”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나는 몸무게나 숫자 대신 “오늘 네 동작이 더 부드러웠어”, “무릎이 잘 펴졌어” 같은 피드백을 주었다. 아이의 자존감은 몸무게가 아니라 움직임의 인식에서 회복되기 때문이다.

성장은 관리가 아니라 존중에서 시작된다

예체능 전공 아이를 키우다 보면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하지만 내가 느낀 건, 관리보다 먼저 필요한 건 ‘존중’이라는 것이다. 몸에 대해 민감해진 아이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게 무엇보다 먼저다. 아이의 식단을 고치고, 수면을 챙기고, 루틴을 만들어준 건 결국 ‘너는 너답게 자랄 수 있어’라는 믿음을 전달하는 과정이었다. 성장은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다. 몸이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 아이는 여전히 작지만, 단단해졌다. 스스로 자기 몸을 존중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단단함이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매일 아이의 하루를 조율해주고 있다. 그건 엄마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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